세상에서 가장 깊은 곳에 사는 산호 Leptoseris


(A colony of Leptoseris hawaiiensis at 315 feet in the Au'au Channel Hawaii. Credit: Hawaii Undersea Research Laboratory, University of Hawaii.)

(A colony of deep water Leptoseris sp. Note fine rows of septocostae radiating outward from a central origin and the low density of polyps. Credit: Sam Kahng)

(A magnified view of the polyps from a deep water Leptoseris sp. Note what appears to be vestigial tentacles (which do not extend) surrounding some of the polyps. There are identical bulbs of tissue protruding between some of the septocostae in between the polyps. Credit: Sam Kahng)


 산호는 지구상에서 가장 독특한 동물 중 하나입니다. 동물이면서 광합성 공생 미세조류 (zooxanthellate)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기 때문에 마치 식물 같은 생태를 보인다는 점과 작은 개체가 모여 거대한 군체인 산호초를 이룬다는 점에서 가장 독특하게 진화한 동물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하지만 광합성에 의존한다는 점 때문에 산호는 사실 아무 장소에서나 살 수 없고 반드시 햇빛이 드는 얕은 바다에서만 서식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산호 가운데 가장 깊은 바다에서 살 수 있는 산호가 렙토세리스 (Leptoseris)입니다. 렙토세리스는 인도 - 태양평 바다에 서식하는 산호로 독특하게도 깊은 바다 환경에 적응한 산호입니다. 깊은 바다라서 광합성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대신 다른 산호와 경쟁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외이 대학의 마노아 해양 및 지구 과학기술 교실의 새뮤엘 강 (Samuel Kahng, affiliate graduate faculty in the University of Hawai'i at Mānoa School of Ocean and Earth Science and Technology (SOEST))이 이끄는 연구팀은 렙토세리스의 성장 속도를 연구했습니다. 렙토세리스는 햇빛이 도달해 광합성이 가능한 한계 수심인 78미터 (225피트) 이하 바다에서 살아갑니다. 이 정도 깊이에서는 대부분의 햇빛이 흡수되어 0.2% 수준의 빛만이 도달합니다. 당연히 여기서 사는 산호의 성장 속도는 매우 느릴 것입니다. 다만 실제로 얼마나 느린지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정보만이 있습니다. 


 연구팀은 수심 78미터에서 110미터 사이에 서식하는 렙토세리스를 수집해 우라늄 - 토륨 방사능 연대 측정 (uranium-thorium radiometric dating)법을 사용해 나이테처럼 각 지점에서 정확한 연대를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수심 78미터에서는 연간 2.5cm 정도 자라고 수심 110m에서는 연간 0.76cm 정도 자란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느리긴 하지만 이렇게 희미한 빛을 받으면서도 자랄 순 있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추가로 이 산호의 얇고 넓은 버섯 같은 골격이 사실 빛을 흡수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도 발견했습니다. 컵처럼 생긴 독특한 구조 역시 얼마 안되는 빛을 모으는 데 효과적입니다. 덕분에 렙토세리스는 본래 산호가 살 수 없는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아마도 가장 어두운 장소에 살아가는 광합성 공생 생물일 것입니다. 생명의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주는 사례인 것 같습니다. 


 참고 



Coral Reefs (2020). DOI: 10.1007/s00338-020-019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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